2007년 중앙성결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열린 모퉁이돌 장학재단 설립을 위한 100㎞ 행진 모습.
절제는 무조건적 금욕이 아닌 옳은 일에 집중하는 능력
‘절제’라고 하면 모든 일에 무조건 참고, 모든 것을 아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거룩한 성품으로서의 절제는 무조건적인 금욕과는 다릅니다. 절제의 참 의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하지 않고 옳은 일, 해야 하는 일을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성숙한 사람은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결정을 내리지 않습니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어떤 일이 우선인지 판단해 결정을 내립니다. 따라서 절제는 인간 성숙의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제는 자기를 지키는 보호막절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무엇인가에 중독돼 있습니다. 술 담배 마약 도박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과식이나 과소비도 절제하지 못함으로 나타나는 중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 온라인 쇼핑 중독, 음란물 중독도 무절제한 사람들이 빠지게 되는 중독입니다.무절제함은 그 자체로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지만, 우리 삶에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무서운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무절제한 사람은 파산할 위험이 있고, 육체적으로 무절제한 사람은 큰 병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도 바울이 경고한 것처럼, 무절제한 삶을 사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9~21)절제는 시간을 관리하는 기술인생에 있어 매 순간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의 하나는 소중한 일을 먼저 하고 즐거운 일은 나중에 하는 것입니다.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보통 즐겁고 재미있는 일에 시간을 소모하느라 중요한 일들을 미루거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호아킴 데 포사다와 엘런 싱어가 쓴 ‘마시멜로 이야기’에는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위해 당장의 욕구 충족을 미룰 줄 아는 의지가 바로 성공을 견인하는 강력한 지표가 된다는 만족 유예의 법칙을 실험을 통해 증명해 줍니다. 그렇다고 취미나 여가 생활이 무가치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정된 시간을 배분하는 데에는 가치관에 따라 명확한 우선순위가 있어야 합니다.혈기 왕성한 청소년 시기에 책상에 앉아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분명 힘든 일입니다. 친구와의 놀이, TV, 게임, 웹툰 같은 취미생활을 더 좋아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학습에 먼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처럼 시간을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능력이 바로 절제입니다.절제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힘사도 바울은 기독교인의 영적 승리를 운동선수의 면류관에 비교하면서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고전 9:25) 올림픽 출전 선수가 메달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며 훈련에 매진하듯이, 인류 역사의 위인들은 위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많은 유혹을 이긴 사람들입니다. 인생의 목표를 확고하게 바라보면 우리의 욕망과 싸워 이길 힘을 얻게 됩니다.삼손은 많은 은사와 능력을 받았지만 무절제한 삶을 살았습니다. 욕망을 따라 무절제하게 산 결과로 그는 가졌던 힘을 다 잃고 눈마저 잃었습니다. 그제야 삼손은 자기 힘의 진정한 근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됐습니다.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욕망을 통제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기독교인은 하나님께서 주신 거룩한 소명을 이루기 위해 더욱 절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절제의 능력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주어지는 성령의 열매입니다.(갈 5:23)절제는 에너지를 모으는 렌즈절제를 통해 우리는 더 큰 힘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절제란 단순히 수동적으로 무엇을 참고 억누르는 성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을 이루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라고 외칩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광고들은 우리의 욕구를 자극해,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누리라고 부추깁니다. 많은 사람이 그러한 욕망을 충족하고자 소중한 물질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집중의 중요성은 요한복음 15장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가지치기(剪枝)를 합니다. 그래야만 수분과 영양분이 집중돼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절제의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은 사명을 발견하고 그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힘을 집중할 때, 우리가 기대하지 못했던 크고 놀라운 일들을 이룰 수 있습니다.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갖고 옳은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낫다’(잠 16:32)는 말씀처럼, 인생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절제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거룩하고 위대한 꿈을 이 땅에서 온전히 이루는 복된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