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자신을 낮춰 하나님을 찾고 순종하는 것
거룩한 성품 중 첫 번째 성품은 ‘겸손’입니다. 겸손은 흔히 사용되는 말이지만 막상 누군가 의미가 뭔지 물어오면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겸손의 사전적 정의는 ‘자만하거나 건방지지 않고 점잖으며, 성공했지만 자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겸손 : 상대를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모든 성품이 그렇듯 겸손 역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성품입니다. 타인을 존중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의 겸손은 세상의 겸손과 달리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의 수직적 겸손이며, 두 번째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수평적 겸손입니다. 수직적 겸손에서 수평적 겸손이 나옵니다.출애굽기 4장의 하나님과 모세의 대화는 기독교적 겸손의 참 의미를 가르쳐 줍니다. 유대인이자 이집트의 왕자로 자란 모세는 자기 민족을 학대하는 이집트인을 충동적으로 살해한 후 미디안 광야로 도주합니다. 그곳에서 40년간 은둔 생활을 하던 모세에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로부터 구원해 내라는 사명을 줍니다. 그러나 도망자 신분으로 오랫동안 광야에서 숨어 지낸 모세는 자신감을 잃은 지 오래였습니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라며 사양합니다. 이러한 모세의 태도는 표면적으로는 겸손해 보이지만, 하나님 앞에서의 참된 겸손은 아닙니다.겸손은 내 판단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성경은 여러 부분에서 겸손한 성품을 강조합니다.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잠 15:33) “겸손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잠 22:4)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 18:4)…. 그중에서도 역대하 7장 14절의 말씀을 주목해야 합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이 말씀에는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는 것’과 함께 ‘하나님의 얼굴을 찾는 것’이 강조돼 있습니다.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출 뿐 아니라, 겸손하게 하나님을 찾는 것입니다. 기도는 겸손함의 표현입니다. 하나님을 찾는 자가 겸손한 자입니다.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 주체가 그 자신임을 분명히 말씀했습니다. “내가 너희를 애굽의 고난 중에서 인도하여 내어.”(출 3:17) “내가 내 손을 들어 애굽 중에 여러 가지 이적으로 그 나라를 친 후에야.”(출 3:20) 하나님은 모세의 능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 자신의 능력으로, 모세를 사용해 출애굽의 역사를 이루겠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하나님의 능력과 뜻을 생각하기보단 자신의 한계와 처한 상황을 염려했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말씀보다 자기 생각과 입장을 앞세운 것입니다. 이는 겸손이 아니라 교만입니다.교만 : 자신의 뜻과 판단을 따라 사는 삶우리 삶의 주인이 하나님인 것을 인정하고 그분의 뜻에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입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치 않고 자신의 판단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을 성경은 ‘교만’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배경에 의지해 마음대로 살며 다른 이를 무시하는 사람을 교만하다고 합니다. 신명기는 성공했을 때 교만한 마음이 틈타는 상황을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습니다.“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제물을 얻었다고 말할 것이라.”(신 8:17) ‘내 능력’과 ‘내 손’으로 ‘내가’ 성공을 이룬 걸 세상은 자수성가(自手成家)라고 좋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신앙인에게는 교만이라는 것입니다.“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 23:12)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과 교만의 결과를 명확하게 말해줍니다.기독교인의 겸손 : 하나님과 이웃 사랑의 표현진정한 겸손은 사랑으로 길러집니다.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존중합니다. 크고 거룩한 하나님의 뜻 앞에 굴욕이 아닌 깊은 사랑에서 비롯된 순종의 삶을 사는 것이 기독교인의 겸손한 삶입니다.언제부터인가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에게 ‘무례하고 교만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기독교인의 겸손은 하나님 사랑, 더 나아가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으로 표현돼야 합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는 분입니다.자신을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린 세태입니다. 겸손은 형식적인 예절로 전락한 것처럼 보입니다. 앞에서는 예의를 갖춰도 돌아서면 자신보다 못한 이를 깔보거나,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합니다. 이러한 시대이기에 더욱 겸손의 성품이 요구됩니다.우리는 요시야 왕의 회개를 받아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네가 듣고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여호와 앞 곧 내 앞에서 겸비하여 옷을 찢고 통곡하였으므로 나도 네 말을 들었노라.”(왕하 22:19)하나님은 겸손한 사람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철저한 겸손을 지녀 그분의 크신 사명을 감당하는 기독교인이 이 땅에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예수님에게서 겸손을 배우길 바랍니다.[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