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드라에서
사도행전 14:8-28
사도행전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위한 복음의 진군을 담고 있습니다. 유대인에게는 베드로가, 이방인
에게는 바울이 선교사역의 주역입니다. 사도행전은 베드로의 행적을 담고 있는 1~10장과 바울의
행적을 담고 있는 13~28장으로 대별되며, 11~12장은 베드로와 바울이 번갈아 나오면서 이방선교
에 대한 비전이 나와 있습니다. ▶사도행전 13~14장은 바울의 1차 전도여행으로 전체적으로 소아시
아 지역으로 국한되어 있지만, 전도 여행이 거듭될수록 점차 확장되어 갑니다. 1차 전도여행은 자신
의 연고지역을 넘은 본격적인 선교의 시작입니다. 유대교의 회당중심으로, 헬라문명의 중심도시를
근거지로, 선교의 교두보를 늘려가는 사역이었습니다.
시리아의 안디옥교회 파송을 받은 바울과 바나바는 마가 요한을 수종자로 두고 실루기아 항으로 내
려가 배 타고 바나바의 고향인 구브로 섬으로 갔습니다. 살라미에 도착한 뒤 많은 고난을 당한 뒤 내
륙을 관통하여 서쪽 바보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총독 서기오 바울의 주재지였는데 그는 지혜롭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를 원했습니다. 바울이 말씀을 전하자 엘루마(=마술사) 바예수가 복음 전함을
방해했습니다. 선교사와 마술사간의 영적 전투가 벌어졌고 바울의 꾸짖음으로 엘루마는 눈이 가려
져 인도할 사람을 구해야 했습니다. 멸하는 이적을 본 총독은 믿게 되었습니다. ▶바보에서 배를 타
고 버가에 이르자, 마가 요한이 선교팀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
지만 바울은 영적인 탈영으로 간주했던 모양입니다. ▶비시디안 안디옥에 도착한 바울 일행은 안식
일에 회당에 나아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고대하던 메시아가 예수님으로서, 그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이 성경과 목격자에 의해 증언되었고, 그분을 믿을 때 구원과 의롭다 함을 얻는다는 설
교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믿었습니다. 다음 안식일에 운집한 사람들이 말씀을 듣고는 영생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었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의 선동으로 바울은 발의 티끌을 털고 이고니온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고니온에서는 표적과 기사가 나타나서 많은 사람들이 믿었지만 시내의 무리가
사도를 따르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뉘었습니다. 그들은 모욕과 핍박을 받고 루스드라로 갔습
니다.
루스드라에서 바울은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루스드라는 우상숭배의 도시였고 황제 숭
배가 횡행했습니다. 태어나면서 걸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구원 받을 만한 믿음으로 바울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성전 미문의 앉은뱅이를 고친 베드로처럼 바울도 그를 걷게 했습니다. 백성들은 루가
오니아 방언으로 “신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라고 하면서 꽃과 소를 가지고
와서 제사를 드리려 했습니다. 로마의 시인 오비드의 <변신이야기>에 따르면 변장한 제우스와 헤르
메스를 박대한 사람들은 개구리로, 환대한 노부부만이 은혜를 입은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습니
다. 그들은 바나바는 위엄 있는 제우스로, 바울은 헤르메스의 화신으로 여겼습니다. 복음을 그들의
신화와 연결 지은 것입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옷을 찢고 그들을 말렸습니다. 자신들도 그들과 성정
이 같은 사람일 뿐이며 복음사역을 하는 이유는 헛된 일을 버리고 참된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기 위
함이라고 말했습니다. 후에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온 유대인들이 소동을 일으켜 악감을 품게 하여
바울을 돌로 쳤습니다. 죽은 듯 보였던 바울은 부활의 능력으로 일어나 성안으로 들어가 형제를 위
로하고 더베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17세였던 디모데는 이것을 다 목격하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
려면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한다는 진리도 몸소 체험했을 것입니다. ▶더베에서 사역을 마친 바울은 전
도한 성들을 다시 들러 믿음을 권면하며 장로를 세우고 귀환했습니다.
바울은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을 지켰습니다. 신의 뜻으로 시작된 선교여행에서 무수한 환난을 당해
도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칭찬해도 우쭐해지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자신은 겸
손히 종으로 자처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