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에서
사도행전 17:16-34
바울의 세계선교는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가는 정거장 식이었습니다. 2차 전도여행 중 바울은 빌
립보를 나온 뒤, 암비볼리와 아볼로니아를 경유하여 데살로니가, 베뢰아, 아덴에서 전도활동을 펼
쳤습니다. ▶데살로니가는 빌립보에서 150km 떨어진 곳으로 인구가 12만 명 정도 되는 큰 도시였습
니다. 바울이 안식일에 회당에 나가 전도해서 허다한 헬라인과 귀부인들이 믿게 되었습니다. 기본
적으로 바울은 천막 제조업자로서 자비량선교사였습니다. 하지만 빌립보교회의 후원도 받았을 것
입니다. 사역의 결과 야손, 아리스다고, 세군도, 가이오가 믿었고, 후에 세상을 사랑하여 떠난 데마
도 포함됩니다. 데살로니가전후서는 바울 일행의 데살로니가 사역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바울이 전
한 복음은 말로만 된 것이 아니라, 능력과 성령의 큰 확신으로 된 것이었습니다. 교인들은 믿음의 역
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가 넘쳤습니다. 데살로니가교회는 바울일행의 “자랑이요 영광이요 기
쁨”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그들을 “천하를 어지럽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소동을 일
으켜서, 어쩔 수 없이 도피해야 했습니다. ▶황급히 밤에 탈출한 바울 일행은 100km 떨어진 베뢰아
에 도착하여 회당에서 전도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데살로니가 사람들보다 더 신사적이고, 너그러
웠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매일 성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이었습
니다. 이들은 훌륭한 청중, 열린 마음의 소유자, 훌륭한 성경연구자였습니다. 하지만 데살로니가에
있던 유대인들이 바울이 베뢰아에서도 복음을 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와 소동을 피워 바울은 또
도망쳐야 했습니다. 바울은 당시에 적대자들의 주된 표적이었습니다. 동역자 실라와 디모데를 그곳
에 둔 채 혼자 뱃길로 아덴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아덴은 5세기 이래 그리스의 가장 주요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서양 문명의 발상지로서 철학, 문학,
예술, 건축 등 헬라문화의 중심지였고 소크라테스 감옥, 플라톤의 고향, 근대 올림픽 발상지로 유명
합니다. 아테나 여신을 기념하는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의 파르테논신전은 유네스코지정 인류문화
유산 1호입니다. “로마의 정치과 군사, 그리스의 철학과 문화”라고 할 때 아덴은 그리스의 중심이었
습니다. ▶바울이 주목해 본 것은 물질 우상들과 마음의 우상들입니다. 당시 아덴에는 3만여 개의 우
상, 아덴광장에만 300개가 넘는 신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도덕하고 인간만도 못한 탐욕과 추악함,
음란함으로 유명한 올림포스 신들의 우상과 제단을 만들어 놓고 섬기고 있었습니다. 물질 우상 외
에 철학, 학문, 세속적 가치, 물질적 세계관 등 마음의 우상도 견고했습니다. 대표적인 철학학파는
쾌락주의의 에피쿠로스학파, 범신론의 스토아학파였습니다. 바울은 “마음에 격분”했습니다. 이는
성령님께서 주신 마음으로 하나님을 위한 열심과 질투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갖게 된 바울은 하
나님이 아파하는 것에 아파하고, 하나님이 슬퍼하는 것에 슬퍼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레오바고로 압송된 바울이 회당설교와는 다른 ‘변증적인’ 설교를 했습니
다. ▶바울은 “범사에 종교심이 많다”고 하면서, 비난 대신 인정과 칭찬과 공감의 기법으로 접촉점을
만듭니다.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적힌 제단을 언급함으로써 미지의 신을 소개하되, 유일무이한
참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이 제단은 무지나 부주의로 섬김에서 소외된 신이 없게 하려는 헬라인들
의 노파심 외에, 우상들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빈 공간에 대한 암묵적 시인입니다. 바울이 전한
하나님은 ①천지 창조자 ②자족적인 생명의 보존자 ③온 인류의 통치자 ④온 인류의 아버지로서 활
력과 기력과 기동력을 주시는 분 ⑤부활하신 분(예수님)을 보내 온 세상을 심판하실 분입니다. 이제
인류는 회개하고 참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울설교는 조롱자, 관심 표명자, 개
종자를 얻는 다양한 반응을 받았습니다. ▶세상의 온갖 유무형의 우상을 벗고, 참 하나님을 알고 믿
고 의탁하고 전하시는 여러분 되십시오.